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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통한 이벤트의 효율성

zerobase5 2007. 7. 3. 17:04

블로그 검색엔진을 표방하고 나온 나루 (naaroo.com)에서 이번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나루 이벤트는 [나루 사용백서]라는 주제로 글을 써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후 트랙백, 덧글, 이메일, 이렇게 3가지 방식을 통해 응모하게 되어 있다. 단, 펌글이나 글자수가 기준에 못미치는 300자 이하일 경우에는 제외된다고 한다.

그런데 2007년 6월 18일부터 시작한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2007년 7월 3일 현재를 기준으로 43개의 트랙백과 31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벤트 마감이 2007년 7월 9일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암울한 참여라 하겠다. 솔직히 이정도의 참여도라면 글자수가 300자가 안된다고 해도 그냥 뽑아줄 확률이 크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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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사용백서 이벤트


예전에 서명덕 기자가 진행한 이벤트와 상대적인 비교를 해보자. 서명덕 기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서명덕기자의 人터넷세상이라는 블로그에서 "[선물폭탄]당신이 가장 자랑하고 싶은 글"이라는 포스트로 이벤트를 진행한 일이 있다. 기간은 2007년 5월 24일부터 5월 27일까지 단 4일. 자랑(?)싶은 포스트를 서명덕 기자의 이벤트 포스트에 트랙백하는 이벤트였다. 확인을 해보니 127개의 트랙백과 80개의 댓글이 달려있다. (물론 몇몇 트랙백 및 댓글은 이벤트 응모와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이건 나루 쪽의 트랙백과 댓글에도 동일한 현상이므로 하나하나 민감하게 세보지는 않았다.)

직관적으로 '[(트랙백 + 댓글) / 기간]=이벤트 참여도'라고 가정해 볼 때, 서명덕 기자가 진행한 이벤트의 참여도는 51.75 이고 나루의 이벤트 참여도는 4.625 이다. 약 11배가 넘는 참여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위의 2개의 이벤트는 여러모로 차이점이 있다.

1. 블로그의 지명도 차이
2.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는 포스트의 근본적 차이
3. 이벤트 목적의 차이
4. 상품 종류 및 당첨인원


일단 첫번째 블로그의 지명도 차이이벤트 참여자 수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IT쪽에서 지명도를 쌓아온 서명덕 기자의 블로그가 새로운 검색 서비스인 나루의 블로그보다 블로고스피어에 더 많이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간대비 참여자 수의 커다란 간극에 이 부분은 큰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루는 이번 이벤트에 대한 배너를 여러 블로그와 특히 많은 블로거들에게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다음블로거뉴스를 통해 충분히(?)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두번째인 응모할 수 있는 포스트의 근본적 차이 부분이 가장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존에 썼던 포스트를 트랙백하는 것과 나루라는 특정 소재를 가지고 새롭게 포스팅하는 것. 이 차이점은 블로거에게 상당한 이벤트 참여 장벽을 제공한다. 자신의 블로그에 있는 글을 트랙백하는 것은 1분 미만의 시간으로 가능하지만, 접해보지 못했던 서비스이고 아직까지는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1등 상품이 100만원이라 할 지라도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꽤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게다가 300자 이상이라는 조건까지 걸려있다.
 
세번째 이벤트 목적이 차이는 이벤트 주최자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나루는 회사의 서비스를 홍보하고 더 많이 알리기 위한 지극히 실용적 목적을 가지고 있고, 서명덕 기자는 블로고스피어에서 좋은 글을 발굴(?)하자는 이상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이 부분은 어느 쪽이 더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서로 목적에 맞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사후 분석을 통해 그만한 효과를 거두면 되는 것이니까.

네번째 상품종류 및 당첨인원의 차이 역시 이벤트 주최자의 차이에 근거한다. 서명덕 기자는 외부 업체의 작은 협찬 내지는 취재를 하면서 얻게 된 물건들을 걸었다. 속칭 레어 아이템에 가깝다고 할까? 그리고 나루는 물량 공세의 측면에 있다. 하지만 따져보면 나루 역시 아주 큰 비용을 투입하는 건 아니다.

이번 이벤트에 나루는 상품을 무려 1,000개나 준비해 놓았으며 1등과 2등을 합쳐서 빠닥빠닥한 현금을 200만원이나 쏜다. USB 선풍기는 옥션을 살펴보니 최저가로 2,100원에 판매 중인 제품이다. 하지만 나루는 1,000개에 로고를 인쇄해서 대량주문했을테니 개당 1,000원 정도에 납품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벤트 예산은 총 300만원 수준. (물론 추후 배송을 위해 들어가는 포장비와 택배비 역시 이벤트 비용에 감안해야 하겠지만 아마도 비용처리를 하지 않을까.)


이번과 같은 블로그를 통한 이벤트의 한계는 북적북적해 보이는 블로고스피어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로 남을 것이다. 정말로 라이브한 블로거들이 얼마나 될까? 소리높여 얘기하는 블로거와 조용히 클릭만 하는 블로거의 비율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그리고 보편적인 유저들의 성향은 어떤 쪽일까?...

올블로그에 피드되는 새 글이 너무 많이서 제대로 살펴볼 기회도 없이 묻혀버리는 포스트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정작 블로거를 움직이려면 뭔가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블로그 마케팅이니 기업 블로그니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접근 방식은 기존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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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이벤트 상품 'USB 선풍기'

예상컨데 나루에서는 추후 또다른 이벤트를 통해 절반 이상 남을 듯한 USB 선풍기를 추가적으로 쏘지 않을까. 이번 이벤트에서 받고, 다음 이벤트에서 또 받을 수 있을 터... 물론 다음 이벤트가 장마끝나고 말복을 지나 추석이 다가오는 시점이 되면 다른 상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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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블로그에 트랙백한 '네이버 블로그'

나루의 블로그는 네이버 쪽 블로그에서 건 트랙백에 대해서는 HTML 태그를 필터링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주렁주렁 달린 트랙백에서 보이는 익숙하지 않은 HTML 태그는 보기에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