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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시계 위젯이라는 프로그램을 바라보면서..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9. 16. 18:16
뉴스를 보다보니 "한국 미녀들이 내 PC 시계"라는 클릭을 할 수 밖에 없는 기사가 보이더군요. 저 정도의 자극적인 타이틀에 대한 클릭은 그냥 본능이지요. 아무런 망설임 없이 클릭을 해버렸습니다.

와우~ 1분마다 여자 사진이 바뀌는 시계 위젯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보도자료(?)였습니다. 기사에는 은근 자극적인 (여자의 가슴골이 보이는) 사진도 담겨 있었구요. 기사에는 친절하게 미인시계 위젯을 배포하는 사이트의 URL도 있더군요. 역시 망설임 없이 주소창에 Copy and Paste해서 접속을 했지요.
톡온 위젯 서비스

톡온 위젝 서비스 미인시계 위젯


길거리에서 캐스팅해서 찍은 1,440장의 사진이 담긴 미인시계가 있다보니 FTIsland나 개소문 따위는 눈에도 안들어오더군요. 그냥 무조건 미인시계 클릭! 프로그램을 다운 받은 후에 실행시키니 실행중인 익스플로러를 닫으라고 합니다. 조금 마음이 상했지만 그래도 미인인데 말입니다.. 시키는대로 해야죠.

그리고 나서야 '사용자 약관'과 함께 동의를 기다리는 버튼이 있더군요. 상큼한 마음으로 동의를 클릭하려다가 약관의 마지막 부분을 보고 싶어서 스크롤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가장 마지막에는 "약손 서비스 이용약관"이라는 글자가 있었습니다. 약손? 약손? 미녀시계 약관이 아닌가?

그리고 시작된 약관 탐험. 와우! 미녀시계를 얻기 위해서는 꽤 많은 것을 감당해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린 마음에 걸린 몇가지를 살펴보면..

1) 약관 가장 앞부분
이 사용자 약관은 설치 과정중의 사용자의 설정에 따라 '톡온 위젯'의 설치와 더불어 진행이 가능한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인 '약손'의 설치에 대한 약관을 구분하여 포함합니다.

이 구분은 '톡온 위젯'에 대한 사용자 약관인 제 1 부와 '약손'에 대한 사용자 약관인 제 2 부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본 약관을 포함하는 윈도의 하단에 표시된 '동의함' 또는 '다음'의 버튼을 누르는 것은, 이 통합 사용자 약관에 기재되어있는 제 1 부와 제 2 부의 각각 구분된 사용자 약관에 대하여 모두 동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녀시계 위젯의 공식 이름은 '톡온 위젯'인가 봅니다. 그리고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이라는 '약손'도 함께 있더군요. 하나의 약관에 2가지 제품의 약관을 통합하여 넣어두었고, 각각의 약관을 구분하여 동의하거나 거절할 수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한 배려일까요?

2) 제3조 2항
2. 회사는 운영상 중요 사유가 있을 때 관련법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약관을 수시로 개정할 수 있으며, 변경된 약관에 대한 효력은 개정 이전에 동의한 회원에게도 적용됩니다.

3. 회원은 약관 개정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으며, 이의 제기가 없을 경우 개정된 약관에 대해 합의함으로 간주합니다. 
 
약관을 변경할 때는 최소 1주일 전에 홈페이지나 메일 등을 이용해 사용자에게 변경 약관에 대해 공지를 하고 동의 받아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의 제기에 대한 내용만 있더군요. 그리고 변경 약관의 효력은 개정 이전에 동의한 회원에게도 적용된다는 것도 뭔가 이상합니다. 변경 약관에 동의를 해야 적용되는 게 맞지요. 해석의 문제가 있겠지만 지나치게 회사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된 약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제7조 1항, 2항, 3항
1. '회원'은 본 약관에 동의함으로써 '회원'이 위젯마일리지를 적립 받을 수 있는 각종 쇼핑몰이나 홈페이지 등을 방문하여 스타위젯을 사용 할 경우, 별도로 '회사'의 위젯마일리지 적립 서비스에 대한 안내를 받지 않고 자동으로 적립서비스가 적용되는 것에 동의 합니다.
2. 회원은 타사의 모든 광고 또는 적립 서비스보다 ‘회사’ 적립 서비스가 최우선적으로 작동되는 것에 동의합니다. 
3. 회사는 회원이 이용약관에 동의함으로써 스타위젯의 위젯마일리지 적립 기능에 저해되는 유사 적립 프로그램의 기능을 정지 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안내를 받지 않고 자동으로 적용"된다는 부분이 좀 위험하게 느껴지네요. 약관에 동의했으니 안내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마인드가 껄끄럽더군요. 또한 "타사의 모든 광고 및 적립 서비스보다 최우선적 작동" 부분도 너무 강하더군요. 여기에 "스타위젯의 위젯마일리지 적립 기능에 저해되는 유사 적립 프로그램의 기능을 정지"한다는 부분은 약관 하나 동의한 것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식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미녀시계 위젯 하나에 왜 적립 서비스니 뭐니 이런 것들에 대한 내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충 넘어갈 성격의 약관이 아닌 듯 하여 계속해서 살펴봤지요.

4) 제8조 2항, 3항
2. 확정 위젯마일리지는 확정일로부터 12개월이 경과되면 자동 소멸 됩니다. 
3. 스타위젯 삭제 시 사용자에게 더 이상 위젯마일리지 적립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기존에 적립된 위젯마일리지는 소멸됩니다.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이 12개월이면 무난하네요. 좀 짜게 느껴지긴 합니다. 그런데 위젯을 삭제하면 적립된 위젯마일리지가 소멸된다고 하더군요. 저 마일리지는 회원에게 부여되는 게 아니라 위젯에 부여되는 건가 봅니다. 그렇다면 PC의 운영체제 문제로 인해서 하드를 밀고 새롭게 운영체제를 깔아도 위젯마일리지는 소멸되는 건가요? 또는 회사를 그만두면서 쓰던 PC의 프로그램을 모두 언인스톨하고 다른 회사에 들어간 후 위젯을 깔아도 예전 위젯마일리지는 승계할 수 없는 건가요? 약관의 내용 상으로 보면 그렇게 해석이 가능하더군요.

5) 제11조 1항
1. 회사는 이용 계약 해지와 동시에 해당 회원의 '위젯마일리지 적립서비스' 관련 적립 내역을 파기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살짝 흐더더했습니다. 뭔가 이상하네요. "개인정보의 파기"가 아니라, "위젯마일리지 적립서비스" 관련 적립 내역을 파기한다는 얘기로 해석이 되는데요. 그렇다면 개인정보는 보유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6) 제16조 2항
2. 회사는 스타위젯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거나 사용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발생한 이익, 손실, 업무 중단, 사업 정보의 손실 또는 금전상의 손실 등 사업상의 손해를 포함한 부수적이고 간접적인 손해에 대해서, 비록 이와 같은 손해 가능성에 대해서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관련 법규에서 허용하는 최대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사용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발생한"이라는 부분과 "비록 손해 가능성에 대해서 사전에 알고 있었다 해도"라는 부분에서는 이 약관을 작성한 직원의 철저한 애사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용자는 사용법을 제대로 인식해야만 하고, 설령 회사에서 손해 가능성을 미리 알고 있더라도 책임지지 않는다니 말입니다.

7) 제18조 3항
3. 자동업데이트에서는 회원의 컴퓨터에 피해를 끼치는 컴퓨터 바이러스 등의 악성 프로그램이 아닌, 상업적 용도의 프로그램이나 기타 스타위젯에서 서비스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프로그램들을 필요에 따라 임의의 파일이 회원의 컴퓨터에 설치될 수 있으며, 설치 전 회원의 동의를 추가로 구하지 않고 이 내용은 회원이 약관동의를 함으로써 갈음합니다. 
5. 스타위젯은 회원이 검색엔진이나 주소창 등에서 검색어를 입력하여 나타나는 결과와 연관되는 제3자의 상업적 내용을 회원의 컴퓨터에 전송할 수 있습니다.
7. 스타위젯은 회원이 컴퓨터에서 입력한 키워드를 검색 및 결과표시를 위해서 회원의 컴퓨터이외로 전송할 수 있으며, 스타위젯은 이 키워드를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익명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수상한 내용이 꽤 있는 부분이더군요. 약관동의를 한 회원이라면 그 이후에는 별도의 동의가 없어도 "상업적 용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으며"라고 되어 있습니다. 위젯의 업그레이드를 의도한 내용이겠지만, 이 내용대로라면 업그레이드가 아니더라도 관련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추가 설치가 가능해 보입니다.

또한 위젯 하나 깔았는데 검색엔진이나 주소창에 검색어를 입력하여 나타나는 결과와 관련된 제3자의 상업적 내용을 내 컴퓨터에 전송하겠다고 하는군요. 이게 별도의 범위를 지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 내용을 확대해석하면 브라우저에 입력하는 검색어도 체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될 수 있겠더군요. 미녀들 뒤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내 컴퓨터에 입력한 키워드를 검색 액션을 외부로 전송하고 이 키워드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까지 있었습니다. 역시나 별도의 범위를 지정한 것이 아니기에 확대해석하면 상당히 기분이 나빠지는 부분이었죠.

초반에 살짝 기분이 상해서 미녀시계의 약관이 더 밉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약점이 많은 약관이기에 쉽게 약관에 동의하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사이트를 좀 더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제1부의 약관만 보고 너무 지쳐서, 뒤에 붙어있던 제2부의 약손 약관은 아예 읽을 생각도 안했습니다.)

위젯을 설치하지 않고도 미녀 전체 리스트를 볼 수 있는 거 같아서 클릭을 했더니, 필요없는 상콤한 혜택을 준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게 또 은근 기분을 나쁘게 했습니다.

명목은 미인시계 모델분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회원에게만 공개하겠다는 것. 그리고 회원이더라도 엠넷 프로모션에 참여해야 리스트 열람이 가능하다는 것. 그 엠넷 프로모션은 대충 보기에도 1개월은 무료이지만 1개월이 지나면 지정한 결제수단으로 자동결제가 되는 듯 (회원 가입과 프로모션 참여를 안해서 정확한 정보는 아닙니다.).

이 정도면 제휴 마케팅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더군요. 즉.. 미인시계라는 미끼를 던지고, 미끼를 무는 사용자들의 컴퓨터에 제휴 마케팅 코드가 삽입된 프로그램을 같이 깔고, 위젯 미끼를 안무는 사용자들은 제휴 회원가입 프로세스를 타게 만들고.. 등등등....

또한 선한 의도라고 믿어주려고 해도 불신이 더 앞설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엠넷 프로모션 참가자들에게 미녀 전체 리스트를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수작업스러운 느낌이 들더라는 거죠.

설마 수작업?

설마 수작업은 아니겠지?


앞쪽으로 쭈욱 가면서 찾아보니 이런 거 말고도 불만은 더 있었습니다.

운영자의 센스

미녀위젯 운영자의 센스


동양화재 무료이벤트에도 자동으로 가입이 된다고 합니다. 동의 부분이 기본적으로 체크되어 있었다고 하는군요. 모르고 지나친 사용자를 타박하는 운영자의 센스에 불만을 가진 기능들은 구현 일정이 일주일 이상 걸리는 헤비한 작업들이니 진정하고 지금 있는 서비스나 즐기라는 충고까지..

이 정도면 1천여명의 미녀 얼굴 보느니 닥치고 일이나 열심히 하는 게 맞을 듯 하더군요. 그래서 조용히 close 하고 다운받았던 프로그램은 shift + d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