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tern of Knowledge

옥션의 롱테일 시도, 올블릿 본문

서비스 다시보기

옥션의 롱테일 시도, 올블릿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5. 15. 00:05
Old 옥션 로고
내 기억속의 (아마도 1998년 즈음) 옥션 초기 컨셉은 C2C, 즉 '안쓰는 물건 내다 팔기'였다. 내게는 필요없는 물건이지만 버리기는 뭐한, 그래서 우중충한 창고에 쓸쓸하게 잠자고 있던 물건들. 이런 물건들을 필요한 사람에게 넘겨서 현금화시킬 수 있는 옥션은 나름대로 꽤나 유용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유저들이 보유한 창고 속 외로운 중고 상품들의 양적인 한계로 인해 빠른 성장곡선을 그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옥션이 전환을 맞이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으니..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당시 옥션이 의도적으로 키우고, 그래서 결국 옥션을 키우게 한 공동구매였다. 전문적 셀러들의 상품 중에서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제품들을 선정해서 약 1주일간의 공동구매 진행하기. 저렴한 가격의 폭발력과 온라인 쇼핑이 접목하게 되면서 대단한 호응을 얻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후 옥션은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호응을 얻었던 공동구매 부분을 개편하고.. 옥션의 판매 및 구매 구조에 일찍 주목하게 된 전문적인 셀러들이 적극적으로 옥션을 활용하면서 C2C 거래의 옥션이 B2C 거래의 오픈마켓화를 이루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옥션의 경쟁 사이트들로 와와(www.waawaa.com)와 셀피아 등이 있었으나 옥션이 이베이의 투자를 받게 되면서 옥션만이 앞장서 나가게 되었다. 그 뒤 셀피아와 이세일이 합쳐졌던 이셀피아(www.esellpia.com)가 열심히 따라붙었으나 옥션의 승승장구에 밀려 시장에서 퇴출되고.. 옥션 출신의 이금룡 사장이 이니시스에서 진행한 온켓 역시 다음커뮤니케이션(지금은 다음 커머스)에 넘기는 상황을 겪었고 아직까지도 점유율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New G마켓 로고
그런데 언제까지나 잘 나갈 줄 알았던 옥션이 G마켓에 따라잡히게 된다. G마켓의 의류부분 특화와 쿠폰 마케팅 등 구매자 중심의 시장 접근방식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으나, 원천적인 문제는 경쟁자의 도전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한 옥션의 태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New 옥션 로고
현재 연매출 1조클럽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옥션과 G마켓이다만, 워낙 단기간에 뛰어올라온 G마켓의 순발력에 옥션은 상당기간 대처를 하지 못했었다. 옥션 나름의 철학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장 매출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살벌한 세상에서 철학만으로 버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옥션은 포인트제도에서부터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 강화와 사이트 개편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렇게 어느정도의 긴급처방으로 G마켓의 상승세를 압박하긴 했으나 여전히 모자란 2%가 느껴졌었다. 서로서로 매출과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 피를 토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쟁자들끼리 똑같은 검색어에 대한 키워드 광고를 진행하는 상황(구글에서 '샴푸'를 쳐보자. 오른쪽 스폰서 링크 부분에는 G마켓 샴푸, d&shop 샴푸, 옥션 샴푸, GS이숍 샴푸 등등이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다.)에서 기존 방식의 정점은 출혈 경쟁일 수 밖에 없다.

구글 샴푸 검색 결과

구글 '샴푸' 검색 결과


올블릿 로고
이런 상황에서 이번 올블로그올블릿은 나름 의미를 가진다 하겠다. 올블릿을 적용한 블로그에는 관련상품으로 옥션에 등록된 상품들이 노출되는 것. 기존의 구글 애드센스 위주의 블로그에의 광고 적용에서 한발자국 진화된 형태다. 텍스트와 이미지라는 것만으로도 그 차이점을 느낄 수 있겠으나, 사실 그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블로그를 상품 직접 광고의 매개체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것이라 하겠다.
 
옥션은 올블로그(블로그칵테일)를 파트너로 삼아 블로고스피어를 롱테일의 한 축으로 바라보며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알다시피 블로고스피어는 아직 그 규모가 작다. 게다가 이번 올블릿을 적용할 수 있는 블로그는 전체 블로그에 비하면 더더욱 작다.

올블릿 관련상품

골빈해커 님의 맛있는 라면 테스트

 사실 이번 컨텐츠 매칭 스타일의 단순 상품 나열형 광고로는 "옥션에서 이런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워보인다. 가시적인 매출효과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옥션은 이번 올블릿을 통해 롱테일의 한 축으로 설정한 블로그에 스며들기는 하겠으나, 이런 단순한 형태의 광고로는 실제 매출을 촉촉(?)하게 하지 못할 것이다.
 
옥션과 올블로그의 제휴 수익프로그램은 분명 훌륭한 시도이다. 옥션 담당자는 많은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이번 제휴프로그램이 주는 노출효과에서는 만족할 수 있겠다. 다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도 그만큼 애가 탈 것이다. 좋은 시도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낳지는 못한다는 것.
 
이번 올블릿은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장기적 기대감의 발현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을 듯 하다. 그렇기에 옥션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좀더 단기적 접근방법을 고민해야 할 듯하다. 컨텐츠 매칭 상품만을 제공하는 올블릿외에도 이벤트, 마케팅적 측면에서의 공격적 접근이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