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tern of Knowledge
사진기자의 마인드 본문
매일신문을 통해서 견공들의 '로드킬' 항의…"내 친구 살려내!" 라는 자극적(?) 제목의 5컷 사진이 기사로 떴다. 간단하게 요약을 하면, 함께 도로를 건너던 여러마리의 버려진 개 중에서 한마리가 차에 치어 죽자 다른 개들이 차에 항의를 하는 장면을 사진기자가 순간 포착을 잘 해서 스토리텔링을 한 기사다.
아무리 동물이라지만 가슴이 아픈 사진과 스토리라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데.. 문제는 이 사진들이 살짝 미묘하다는 것.
일단 사진에 대한 설명이 조금 오버 측면이 있어 보인다.
내가 봐도 "화가난 강아지 한 마리가 지나가는 차량에 달려들어 범퍼를 물어뜯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은 4번째 사진은 상당히 오해의 여지가 있는 사진이다. 사진의 구도 상 차의 범퍼에 개의 입부분이 가려진 거 같은데 그것을 물어뜯는다고 설명하는 건 기자의 오버가 아닐까 한다. (상식적으로 개가 지나가는 차에 달려들어 범퍼를 물어뜯는다는 것이 가능한 건가?)
또한 "사고 차량은 떠났지만 강아지들은 이곳을 지나는 같은 종류의 화물차만 보면 거칠게 짖으며 달려들었다."라는 설명이 붙은 5번째 사진도 앞쪽에 있는 개의 윤곽 주변이 미묘하게 어색하다. 마치 어설프게 합성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사진의 미묘함 외에 다른 측면으로 본다면..
이 사진들은 따지고 보면 기자가 예지력이 있는 게 아닌 이상.. 로드킬이 자주 일어나는 장소에서 로드킬이 일어날 것을 예상하고.. 개들이 도로를 건너는 것을 기다렸다가.. 로드킬이 일어나는 순간을 찰칵하고 찍은 것인데.. 이런 방식 자체가 너무 한 거 아니냐는 비난이 있다. 즉, 우연히 찍은 게 아니라 로드킬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면서 있었다는 것. 개가 차에 치이고 나서도 계속해서 사진만 찍었다는 것 등등이 개를 친 운전자만큼이나 비인간적인 처사가 아니냐는 것이다. (SBS 8시 뉴스에서 이 기사를 다루었다는데 '유기견 사진 찍으려다 찍은 거'라며 인터뷰를 했다는 얘기가 있긴 하다.)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인데.. 보도사진을 찍는 기자들의 마인드는 분신자살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몸에 불을 붙이는 순간, 불을 끄기보다는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다고 하더라. 물론 모든 사진기자들의 마인드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사진기사의 진위 자체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만, 논란이 일어나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따진다면.. 사진기자가 자신이 찍은 사진을 독자들에게 보도함에 있어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지나치게 자세히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 상황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만 감정적인 보도가 되는 순간에 기사의 전달력이 죽어버린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