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tern of Knowledge
한글과 컴퓨터의 참 친절한 이메일 본문
최근 한글과 컴퓨터가 좋은 일과 나쁜 일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좋은 소식은 2009년 매출액이 48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대표이사의 횡령, 배임 혐의입니다. 나쁜 소식의 엔딩이 어찌 될 지는 모르겠군요.
그런데 오늘 날라온 메일 한통을 열어보니 한글과 컴퓨터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컴에서 보내온 메일 1
위의 이미지는 지메일에서 이미지를 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 메일입니다. 5개의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단의 3줄만 텍스트인 메일입니다. 아예 전체를 통 이미지로 보내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한컴에서 보내온 메일 2
이미지 보기를 해서 전체 메일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휴면 계정 삭제라는 내용이고 한컴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로그인을 하면 삭제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이 메일을 발송한 담당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개념을 좀 잡으셔야 겠습니다.
2가지 관점에서 바라보죠.
1. 저 메일을 받은 사용자는 어떤 행동을 할까요?
일단 판단을 하겠죠. 한컴 계정을 삭제되게 그냥 둘까, 아니면 유지할까. 유지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용자라면 한컴 사이트를 방문하게 되겠지요. 그런데 저 이메일에는 한컴 사이트로의 링크가 전혀 걸려있지 않습니다. 즉... 사용자는 브라우저를 실행시켜서, 주소창에 www.haansoft.com을 하나하나 타이핑해서 방문해야 합니다. 저 이메일을 담당한 직원이 링크 하나만 걸었으면, 그냥 클릭해서 방문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물론 홈페이지 방문을 바라지 않았다면.. 의도가 잘 먹혀들었겠어요.)
2. 저 메일을 발송한 담당자는 무엇을 기대하고 저 메일을 발송했을까요?
안타깝지만.. 메일 꼬라지로 봐서는 아무 기대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그냥 너 계정 삭제한다고 통보했으니 삭제해도 나중에 불만 가지지 마라. 이런 건가요? 계정 유지 로그인 기준 시간인 2월 9일이 12시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발송을 한 것으로 봐서는 매우 강한 삭제 의지를 가지고 있어 보이네요.
이메일은 사용자하고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남들은 돈을 주고 메일 주소를 사기도 하는 세상인데, 사용자한테 보내는 메일을 저 따위로 만들어서 보내는 한컴은 반성 좀 하셔야 할 겁니다. 지금 사상 최대 실적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랍니다.